산에 올라서

추운날 지리산 종주

천생염분 2012. 2. 2. 23:49


2012.01.30-02.01(2박 3일) 동안 지리산 성삼재에서 중산리까지 종주를 했다. 친구+아들, 나 셋이서

첫날

1월 30일 오전 10시 37분. 성삼재 휴게소에 도착했다. 등산객도 별로 없고 썰렁하다.
이곳 휴게소까지 오는 도중에 빙판길이 있어서 공원측에서 출입통제 간판을 세워놨지만 시간 관계상, 그리고 대략 괜찮아 보여서 그냥 차로 올라왔다.  












휴게소에 잠깐 들러 마음의 준비를 하고 산행을 시작했다. AM 11.06. 노고단 산장에 도착했다.
식당에는 벌써  여러 팀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식당내의 물은 얼어서 식당밖으로 나가  밑에서 받았다.











노고단 대피소에서 인증샷. 이곳부터 아이젠을 착용했다. 밑에도 눈밭이지만 조심조심 걸어서 올라왔다.












대피소를 지나 노고단으로 올라가는 샛길. 사진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바람은 쌩쌩불고 아직 익숙하지 않은 배낭의 무게가 지리산 종주의 의지를 갉아먹는다.












11.36분 노고단에 도착했지만 우리 일행을 반겨주는 이 아무도 없고 찬 북서풍만 휑하니 불어 을씨년스럽다.












노고단에서 바라본 반야봉. 저멀리 주능선이 아련하게 눈에 들어온다.














시작이 반이라던가. 첫발만 내딛으면 나머지는 자동으로 가게 된다. 주능선에는 눈이 가득하지만 저 밑에는 별로 없다. 바람은 씽씽 불고 있다.













12.17분. 돼지령 도착. 별일없이 숨을 헐떡이며 걸어간다. 













12.26분 피아골 삼거리 통과













12.34분 임걸령 도착. 준비해간 김밥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바닥이 눈밭이라 앉지도 못하고 대충 서서 김밥을 먹고 있노라니 꼭 거지같다. 벗어놓은 장갑을 다시 끼니 손이 엄청 시리다.












오후 1시 20분. 반야봉의 입구인 노루목에 도착했다. 잠깐 배낭을 내려놓고 준비해간 사탕과 초코렛으로 당분을 보충한다.











1시 50분 삼도봉 도착. 이날 하늘은 정말 맑았다.










2시 20분.










오후 3시. 토끼봉까지 힘들게 올라왔다. 










사진의 맨 왼쪽 골짜기가 하얗게 보이는 곳이 천왕봉이다.










오후 4시 24분 연하천 산장 도착. 힘겹게 왔다.다행이 이곳은 식수가 얼지 않아서 쉽게 저녁 식사를 준비할수 있었다.
일찌감치 체크인하고 자리를 배정받은 다음 깔판(스펀지) 천원, 침낭 이천원을 주고 빌려서 자리에 깔아 놓은 다음 식당에서 맛있는 저녁과 알콜을 섭취했다. 산장안으로 들어와 보니 규모도 작고 비좁다. 더구나  보일러를 세게 안틀어서 다음날 아침까지 속옷들이 마르지 않아 그냥  배낭에 넣었다가 장터목산장에 가서 말렸다. 동절기에는 저녁 8시 소등이다.








둘쨋날(1월 31일)

아침 날씨는 맑지만 바람은 무섭다. 아침을 해먹고는 다시 출발, 이날의 목적지는 장터목 산장이다.08.34분 출발










소나무가 멋져서 한장










10.04분 벽소령 산장 도착 . 이곳에 도착하기 전부터 눈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더니 본격적으로 내린다.
기상청에서는 이날 저녁 6시 이후부터 눈이 내린다고 했는데 너무 빨리 온다. 산장안을 빼꼼 쳐다보니 등산객은 없고 썰렁하다.










11.07분. 선비샘 도착 . 식수가 얼지않고 잘 나온다.










오후 1시. 지겹고 힘든 나무 계단을 올라서 지루하게 걸어서 세석산장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라면으로 식사를 해결했지만 눈이 너무 내려 잠깐 추위를 피하려












산장내부로 들어갔다. 역시 등산객은 없다.히터도 안틀어서 여기도 추운 것은 마찬가지지만 바람만 막아줘도 감사.











3시 43분. 지겹게 걸어서 장터목 산장에 도착했다. 바람에 눈이 날리고 정말 춥다. 식당에는 벌써 여러 팀들로 북적인다.
식수가 얼어서 평소 급수지점보다 백미터 아래로 내려가서 받아야 하는데 물이 졸졸졸 흘려내려 물 한통 받을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차라리 산장에서 돈주고 사먹는 것이 맘이 편할것 같다. 일찌감치 저녁을 해결하고 6시쯤 부터 모포속에 들어가 피로를 푼다. 이때 잠이 오지만 벌써부터 자면 한밤중에 깨나서 할일이 없기 때문에 되도록 늦게 잠을 청해야 아침까지 쭉 잘수가 있다.
 











같이 간 일행의 동영상.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셋째날(2월 1일)


연하천 산장보다는 히터를 세게 틀어 주어서 젖은 옷들이 아침에 일어나 보니 다 말랐다. 아침 식사를 준비하다가 일출을 봤다.











일찍 아침을 해결하고 간밤에 내린 눈때문에 길이 없을것 같아 천천히 길을 나서기로 했다. 막간을 이용하여 산장 안에서 한컷.











산장을 나와 보니 멀리 반야봉이 보인다. 날씨는 매우 추움. 8시 35분 출발











제석봉 근처에서











간밤에 내린 눈으로 인해 길이 잠깐 숨어 있는곳도 있다. 제석봉에 올라서면 칼바람이 몰아친다. 장갑을 벗어 카메라를 만지면 땀이 바로 얼어서 액정에 달라붙는 추위다. 사진으로는 평온해 보이지만  이곳에서 사진 한장을 찍는것을 과장해서 말하면 목숨과 바꿔야 할 정도라고 하면 너무 한걸까? 장갑을 낀 상태로 작은 주머니에 들어있는 똑딱이 카메라를 겨우 꺼내서 전원 켜고 한장 찍고 나면 추위때문에 튀어나온 줌렌즈가 얼어서 들어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면서 잽싸게 집어넣는 과정이 장난이 아니다. 웬만한 풍경이 아니면 카메라를 꺼내는 것이 엄두가 나질 않는다. 다시 한번 과장하면 사진 한장은 목숨과 바꿔서 찍은 것이다. 55년 이래로 최고 한파였다는 날씨였으니...
 











그렇게 힘들지만 이런 풍경을 보면 그냥 지나칠수가 없다. 종주가 목적이지만 힘들다고 그냥 지나치면 너무 허무하지 않은가?











간밤에 내린 눈 때문에 경치는 끝내줬다.









우리 일행 셋이서 먼저 가고 뒤에 다른 일행 셋이 뒤따랐다. 길이 살짝 가려진 곳도 있기에 선두팀은 힘이 든다. 슬쩍 핑계를 만들어 뒤로 쳐지기도 한다.











멋진 설경. 인생 처음 동계 지리산 종주산행인데 이런 멋진 선물을 받았다.










눈이 만든 처마가 멋있어 한장. 자세히 보면 눈가루가 열심히 휘날리고 있다.










통천문 가기전. 눈보라가 심하다. 엄청 춥다.










저멀리 반야봉이 보이고 힘들게 올라오는 나를 일행이 찍어준 사진이다.










드디어 천왕봉 정상에 서서 반야봉을 바라본다.










09.37분 천왕봉 인증샷. 바람이 너무 심해 날아갈것 같다. 드디어 해냈다.










반야봉쪽 설경










칠선계곡쪽 모습










중봉쪽 모습










바람이 너무 심해 인증샷만 몇장 찍고 나서 중산리쪽으로 하산한다.





















멋진 설경










10시 38분 법계사 도착










이곳에서 점심을 라면으로 . 식수가 얼어서 3천원 주고 물한통 샀다.










12시 53분 드디어 중산리 입구 도착






힘들지만 해냈다. 지리산 동계 종주.
친구랑 시원한 막걸리와 두부 한점을 입에 털어 넣고 자리를 일어섰다.